1. 영화 속의 아이오딘
영화를 보면 검은색 종이뭉치를 물에 넣었다고 꺼내면 검은색이 사라지면서 고액의 달러나 유로화로 변하는 모습이 종종 나오곤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매우 간단한 화학지식을 활용하여 그러한 장면들을 연출하게 된다. 그러한 장면을 위해서는 첫번째는 진짜 지폐에 검은색을 입힌 후, 검은색의 원인 물질을 빠른 시간 내에 특수용액에 녹인 후 코팅한 이후 아주 간단한 화학반으을 이용하여 연출하게 된다.
2. 검은 물질의 정체는?
녹말은 알파 포도당이 여러개 결합된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 고분자를 포함하고 있다. 나선 모양의 골격을 가지고 있는 아밀로오스와 트아리아이오딘화 이온이 결합하게 되면 진한 검푸른색 착물을 형성하게 된다. 이 착물에 대해서 보통 녹말과 아이오딘의 착물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녹말과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의 착물이다. 아이오딘은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으로 변해야 물에 녹기 때문이다. 결국 착물은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이 아밀로오스가 형성하는 나선형 모양의 틀 안에 갇혀있는 형태라고 알려져 있다. 범인들은 녹말과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 착물을 젤로 만들어 고가의 지폐 또는 지폐 크기의 종이에 바르고 말린 후 검은 돈으로 바꾸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3. 아이오딘과 녹말 지시약
그리고 검은색이 사라지는 장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오딘의 화학성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오딘은 아이오딘, 아이오딘화 이온, 아이오딘과 아이오딘화 이온이 반응하여 생성하는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이 있다. 아이오딘은 승화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물질로 자주 등장하는데, 검은색 고체가 곧바로 자주색 기체로 변화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체 아이오딘은 소량만이 물에 녹는다. 그런데 아이오딘화 이온이 포함된 수용액에는 비교적 쉽게 녹아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아이오딘 용액은 아이오딘화 포타슘과 같은 염을 녹인 과량의 아이오딘화 이온을 포함하는 용액에 원하는 농도에 적합한 양의 아이오딘을 첨가해서 만들게 된다. 아이오딘이 아이오딘화 이온과 반응하게 되면 물에 녹을 수 있는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을 형성하게 되면, 그것이 아이오딘 용액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아이오딘 용액은 다양한 화학물질의 적정분석에서 적정액으로 활용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에 적정반응은 시료에 포함된 분석 화학종은 산화되고, 아이오딘은 환원된다. 그런 분석방법은 직접 아이오딘 적정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한 분석방법에서는 녹말을 지시약으로 사용하게 된다. 적정이 종말점 근처에 다다르면 더 이상 적정액과 반으할 화학종이 없는 상태가 되게 되는데, 이 때 추가로 몇 방울 더 첨가되는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은 녹말과 반응하여 진한 푸른색의 착물을 형성하게 되며, 이러한 반응으로 인해 지시약으로 녹말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을 진행해보면, 착물농도가 큰 용액은 검은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4. 검은돈 특수용액의 정체는?
영화 속 인물들은 상대방이 보는 앞에서 검은 돈을 그들이 말하는 특수용액에 담그고 약간 흔들어주면 코팅된 젤은 물에 풀리고, 검은색도 사라진다. 여기서 말하는 특수 용액은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을 아이오딘화 이온으로 환원시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 녹아있는 수용액이다. 착물을 형성하는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이 수용액에 녹아있는 화학물질과 반응을하면 아이오딘화 이온이 생성된다. 아이오딘화 이온이 녹아 있는 용액은 무색이며, 녹말은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이 없으면 검은색 착물을 형성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용액 본래의 색만 남게 된다.
한편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을 아이오딘화 이온으로 환원시킬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분자로는 비타민 C가 있다. 비타민 C는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과 반응하면 산화되어 데하이드로아스코브산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한 이유로 영화 속에 나오는 특수용액은 비타민 C를 물에 녹여 간단히 만들 수 있다.
보통 실험실에서는 비타민 C 용액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싸이오황산염이 녹은 용액을 사용하게 되는데,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은 싸이오황산 이온과 반응하면 아이오딘화 이온으로 변하게 되며, 싸이오황산 이온은 테트라싸이온산 이온으로 변하게 된다. 황이 포함된 두 종류의 이온이 녹아있는 수용액은 무색이다. 결국 화학반응 결과, 착물 형성의 원인이 되는 트라이아이오딘화 이온이 용액에서 사라지게 되므로 설령 녹말이 잔존하고 있다하더라도 더이상 검은색 착물은 형성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최종 용액에는 싸이오황산 이온, 테트라싸이온산 이온, 아이오딘화 이온만 남게 되고, 화학반응이 완결된 후의 용액은 마치 물에 녹말을 풀어놓은 것처럼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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