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플루오린화수소산
2012년 9월 대구 구미에서 플루오린화수소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5명이 사망하였고, 확산된 가스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하였다. 플루오린화수소는 통상 불산이라고 부른다. 불산은 1771년 스웨덴의 화학자 셸레가 처음 발견 하였다. 플루오린화수소는 풀루오린화칼슘과 진한황산을 반응시켜 제조한다. 플루오린화수소를 냉각시켜서 액체로 만들면 순수한 불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산칼슘과 황산을 반응시켜서 인산을 생ㅅ나하는 공정에서도 플루오린이 불순물로 결합하여 인산칼슘염을 사용하는 경우 플루오린화수소를 부산물로 얻을 수 있다.
2. 불산의 독성과 치료
불산은 피부조직에 침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인체에 위험한 화학물질이다. 플루오린 이온의 크기가 다른 할로겐 이온들의 크기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서 쉽게 사람의 피부에 침투된다. 플루오린 이온을 제외한 다른 할로겐 이온은 수소 이온과 결합하여 수용액에서 완전 해리가 되는 강산이다. 그러나 불산은 완전히 해리가 되지 않는 약산이다. 그러므로 피부로 침투될 때에도 불산 분자가 흡수된다. 불산이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해리되는 정도도 농도에 따라 다르며, 해리되지 않는 분자일지라도 크기가 작아서 쉽게 피부에 흡수될 수 있다.
일단 흡수된 불산의 일부는 해리가 되고, 그로 인해 플루오린 이온이 생성되게 되는데, 이 플루오린 이온이 문제가 된다. 플루오린 이온이 체내에 존재하는 칼슘이온 또는 마그네슘 이온과 반응하여 불용성 염인 CaF2 또는 MgF2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화학반응으로 인해서 전해질의 칼슘이온과 마그네슘 이온의 농도가 정상수치보다 낮아지면서 전해질 균형이 깨기고 플루오린 이온이 뼈와 반응하면 뼈를 상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식물의 경우에도 잎이나 줄기에 불산 에어로졸에 노출되어 불산이 식물 조직으로 흡수되면 식물은 대사를 제대로 할 수 없고 결국에는 고사된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불산을 취급할 때에는 피부나 얼굴 등에 보호장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여야 한다. 구미에서 사고 발생 후 초기 대응에서 작업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였음에도 불산 노출 후유증을 겪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불산에 노출된 피부조직은 점서을 가진 액체 덩어리처럼 변하고 괴사가 진행된다. 염산 또는 황산과 같은 강산의 피부접촉으로 인한 피해와 불산의 피부 접촉 및 흡입에 따른 피해는 다르게 나타난다. 음이온의 크기가 큰 염산이나 황산들은 접촉이 되었어도 불산과는 달리 피부 침투가 더디거나 이루어지지 않아 겉피부만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피부 속으로 침투가 가능한 불산의 경우에는 피해의 정도가 다르다. 피부에 닿아서 통증이나 피해의 정도는 불산의 농도나 노출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불산 용액에 노출되면 위험할 수 밖에 없다. 플루오린이온과 칼슘이온이 결합되면서 신경말단을 자극하는 포타슘이온이 대량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심할 경우 심장마비까지 이어진다. 불산으로 인한 사망자의 혈액에서 칼슘이온과 마그네슘 이온 농도는 정상치보다 낮고, 포타슘 이온의 농도는 정상치보다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불산은 끓는 점이 19.5도 이므로 상온에서 쉽게 기체로 변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불산이 액체로 누출되더라도 기온이 약 20도를 넘게되면 기체로 바뀌어 상황이 심각해진다. 기화된 플루오린화 수소가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가게 되면 점액질에 포함된 물과 반응하여 불산이 생성된게 되고, 생성된 불산은 폐 조직을 괴사시키게 된다. 또한 농도가 약하더라도 폐 내 물집을 형성하여 호흡이 곤란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불산의 노출정도가 비교적 심하지 않을 경우에, 노출된 피부는 글루콘산 칼슘젤로 응급처리를 하게된다. 접촉된 피부에 젤을 문질러 칼슘성분을 흡수시켜 국부적으로 존재하는 플루오린 이온과 결합시키는 것이다. 일단 CaF2를 형성하게되면 플루오린 이온으로 인한 2차 피해는 방지할 수 있다. 불산에 노출되어 오염된 물건은 일단 물로 세척해내고, 땅이나 건물에는 수산화칼슘, 산화칼슘, 염화칼슘을 뿌려서 불용성 염을 형성하여 안정된 형태로 변형시켜야 한다. 물에 씻긴 불산은 물 속에서 칼슘이온 또는 실리콘 등과 반응하여 안정적인 형태로 바뀔 수 있다.
3. 불산의 용도
불산은 여러가지 산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유리를 가공하거나, 테프론을 생산할 때 불산이 실리콘이나 실리콘 산화물을 깎아 낼 수 있으므로 실리콘 웨이퍼를 미세가공하는 작업에 불산이 사용된다. 불산의 농도나 이온 세기를 조절하면 깍는 속도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나노미터 크기의 매우 정교한 미세가공도 가능하다. 테프론 제조에 필요한 원료인 사플루오린에틸렌을 합성하는 경우에도 불산이 사용된다.
또한 불산이 첨가된 치약은 충치예방효과가 있다고 하여 많은 치약제품에 함유되어있다. 수산화소듐과 불산을 반응시키면 플루오린화 소듐염을 만들 수 있는데, 치아 표면에 있는 에나멜 성분의 일부가 플루오린과 반응하여 산에 더 강한 새로운 성분이 되도록 만들면 충치예방 효과가 생길 수 있어 플루오린 성분을 치약에 함유시킨다. 일부 국가에서는 충치예방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첨가하기도 한다. 또한 핵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 동위원소를 농축하기 위해서는 우라늄 화합물을 합성하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불산이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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