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치명적 독약
청산가리를 이용한 범죄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치는 청산가리로 시안화수소 가스를 제조하여 밀폐된 가스실에 주입하여 수용 포로들을 대량으로 학살하였고, 미국에서는 두통약인 타이레놀에 청산가리 분말을 넣어 살인에 사용하는 사고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2009년에 전남 순천과 충남 보령에서 주민들이 청산가리가 포함된 막걸리를 마시고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2. 독성 : 시안이온
우리가 흔히 부르는 청산가리는 시안화수소산의 수소 대신 칼륨이 치환된 시안화칼륩을 말한다. 칼륨을 포함한 염들은 일반적으로 물에 잘녹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시안화칼륨도 상온에서 물 100ml에 약 72g까지 녹는다. 시안화칼륨이 물에 녹으면 양이온 칼륨이온과 음이온 시안이온으로 해리된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이 시안이온은 우리 몸에 있는 효소와 결합하면 인간의 생명활동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다. 즉 이 시안이온이 청산가리 독성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따.
나치가 포로수용소에서 사용한 시안화수소 가스는 인체에 흡입된 후, 시안이온의 형태로 인체에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 공기 중에서 시안화수소 가스의 최대 허용치는 10 ppm 정도이며, 성인의 경우 약 50mg 정도가 포함된 액체를 마시면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비록 소량이라도 시안화수소 가스를 코로 흡입하거나, 시안이온이 포함된 용액을 마시면 매우 위험하다. 멕시코에서는 의과 대학생이 청산가리를 먹은 반려견을 살리기 위해 인공호흡을 했다가 반려견과 함께 죽은 사례가 있을 정도로 극히 소량이라도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병원이나 실험실에서는 시안이온을 검지하기 위해 피크르산 용액을 적신 종이를 시안이온에 접촉시킨다. 시안이온은 피크르산과 반응하면 붉은 갈색으로 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 시안이온의 효소
시안이온이 독성을 나타내는 것은 우리 몸 속에 꼭 필요한 효소 중 하나인 시토크롬 산화효소에 포함되어 있는 철 이온과 결합하면서 효소의 기능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시토크롬 산화효소는 산소가 포도당과 반응하여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촉매로 작용되는 매우 중요한 효소로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한다. 그런데 효소가 시안과 결합을 하면 효소가 산소에 전자를 전달하는 기능이 마비되어 버리고, 결국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해내지 못해 죽게 된다. 시안 중독환자는 호흡을 통해 들어온 산소를 모두 소모하지 못하기 때문에 혈액의 색이 헤모글로빈과 산소가 결합되었을 때 나타나는 밝은 붉은색을 띠게 된다.
4. 해독방법
청산가리에 중독되면 해독제로 아질산나트륨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시안이온이 철 이온과 결합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해독하게 된다. 몸 안에 헤모글로빈에 포함된 철이온은 Fe2+ 의 상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만약 헤모글로빈의 철 이온이 Fe3+ 상태라면 산소를 운반할 수 없는 메타모글로빈으로 바뀌게 된다. 청산가리 해독제인 아질산나트륨은 혈액에 풍부한 헤모글로빈의 철 이온을 Fe3+ 상태로 바꾸어주고, 그러면 시안이온이 메타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시토크롬 산화효소는 안전하게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해독제로 황산나트륨을 체내에 주사하여 시안이온을 독성이 약한 티오시 안산이온으로 전환시켜주는 것이다. 시안이온보다 독성이 약한 티오시 안산이온은 소변을 통해 체외로 배출시킬 수 있다.
5. 시안화합물
일상생활에서 시안화합물을 손쉽게 볼 수 있는데, 옷, 양말, 스웨터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니클릴 섬유에는 시안화합물인 폴리아크릴로 만든 제품들이 있다. 또한 자동차 부품이나 헬멧에 사용되는 ABS공중합체에도 아크릴 니트릴이 포함되어 있고, 우수한 열 절연성으로 냉장고의 외벽이나 건물의 절연물질로 사용되는 폴리우레탄도 이소시안산기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물질들이 불에 타게 되면 시안화수소 가스를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시안화수소산은 공업용 원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물질로, 나일론의 원료가 되는 아디포니트릴을 제조할 때 시인화염이나 시인화수소가 필요하다. 광물에서 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도 시인화
6. 자연 시안화합물
식물에 들어있는 시안기는 주로 클리코사이드와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사과씨에서도 시안기가 포함된 화합물인 아미그달린을 추출할 수 있고, 아프리카에서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으로 애용되는 열대식물인 카사바 뿌리에도 시안기를 포함한 화합물이 함유되어있어, 카사바 뿌리를 날 것으로 먹으면 매우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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