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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레날린과 클로로포름

by GNKR 2020. 5. 2.


1. 아드레날린

1) 아드레날린의 작용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자연에서 나오는 천연물은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착각 중의 하나이다. 독버섯이나 복어 알과 같이 자연상태에서 생성되는 천연화합물에도 인체에 치명적인 독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천연화합물 중에서 체내 부신에서 생산되는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이 화합물은 1895년 폴란드의 시불스키가 처음으로 순수하게 분리하여 추출하는데 성공했고,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최초의 미국 약학과를 설립한 아벨이 그 화학 조성을 밝혀 세상에 아드레날린의 존재를 알렸다. 

처음에는 동물의 부신에서 추출된 아드레날린을 판매하기 시작하였고, 1906년부터 합성 아드레날린이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현재에는 모두 합성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아드레날린의 다른 이름인 에피네프린은 희랍아 epi 와 nephros 에 유래하였고, 아드레날린은 라틴어 ad-와 renes 에서 유래하였는데 두 단어 모두 콩팥 위라는 의미로 부신의 위치를 뜻하는 단어이다.

사람은 무언가를 경계하거나 무서운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액순환되는 양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아드레날린의 작용 때문이다. 아드레날린은 우리 뇌신경의 자극을 받아 부신에서 생산되며,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 빠르게 수용체를 활성화 시킨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예상치 못한 나쁜 소식 등을 인지했을 때도 혈류 속의 아드레날린의 양은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아드레날린을 "경계, 탈출의 호르몬" 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위험을 경계하고 그에 대한 대응을 알려주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아드레날린은 심장마비, 과민성 쇼크, 심한 천식, 꽃가루 병 등에 약으로 쓰이고 있으며, 안구 수술 전 안압 저하를 위한 안약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아드레날린은 독성이 강해 1회에 0.2~0.5mg 정도의 소량이 처방된다. 아드레날린은 우리 몸에서 생산되는 천연물이지만, 매우 독성이 커 LD50 (50%가 생존 또는 사망하는 양) 가 체중 킬로그램 당 4mg 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드레날린은 생명을 구하는 유용한 약제로 씅미과 동시에 심장이 약한 사람이나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독극물로 작용할 수 도 있다.

2) 악용사례

2001년 미국에서는 아드레날린의 독성을 악용한 사건이 이슈가 되었는데, 발단은 1995년 7월에 미국 퇴역군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이였다. 퇴역군인이였던 야도고브스키는 66세에 괴저병으로 인해 다리 하나를 절단해야 했고, 이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당시 야도고브스키는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심한 흡연과 음주로 인해 비만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질병과 합병증 등으로 고통에 시달리던 야도고브스키를 두 간호사가 진정시키고 있는 와중에 다른 간호사가 주사기를 들고 그의 입원실로 들어가게 되고, 처음에 있던 두 간호사는 자리를 뜨게된다. 잠시 후 야도고브스키는 사망하게 된다.

약 3년이 지난 후 시체부검 결과 체내 아드레날린이 비정상적으로 검출되게 되고, 조사 결과 당시 간호사 길버트가 과량의 아드레날린을 주사하였고, 그로 인해 야고도브스키가 사망했다고 밝혀졌다.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길버트가 동일한 방법으로 야도고브스키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 4명을 살해하였으며,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총 50여명의 환자를 아드레날린 주사를 통해 살해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현재까지도 길버트가 왜 그러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살해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2. 클로로포름

1) 클로로포름의 마취성

화학구조학적으로 살펴보면 클로로포름은 기체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테인의 수소원자 3개를 염소원자로 바꾸어놓은 것과 동일한 구조이며, 접착제, 농약, 기름, 고무 등의 용제로 사용되고 있고, 마취약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클로로포름은 여러가지 화학제품 제조에도 중요한 기본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실온상에서는 액체로 존재한다. 무색의 액체로 존재하는 클로로포름은 물보다 무겁지만 휘발성이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클로로포름이 마취약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유래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1853년과 1875년에 레오폴드 왕자와 베아트리스 공주 분만과정에서, 왕실 산부인과 의사였던 스노가 여왕의 분만통증을 줄이기 위해 여왕에게 클로로포름을 주사하기 시작하면서 마취약으로서의 사용이 합법화 되었다. 이후 미국에서는 1870년대에 마취약을 사용험에 있어 약 50% 를 클로로포름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클로로포름이 마취약으로서 작용되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뇌의 칼슘이온의 이동경로를 차단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클로로포름의 마취약 사용에 대한 한가지 일화가 전해지는데, 영국 에딘버러 대학의 산과의사 심슨은 1847년 산고에 고통을 받는 산모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에터, 질산에틸, 벤젠, 이황화탄소 등 여러가지 휘발성 액체를 마취약으로 실험하여 마취성을 확인해나갔다. 그러나 모두 냄새가 좋지 않아 마취약으로의 사용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던 중 영국 리버풀의 약사 왈디에게 클로로포름을 사용해보라는 충고를 받았고, 심슨은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하여 클로로포름 기체를 코로 흡입하게 하였다. 결국 초대된 참석자와 본인이 마취되어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이러한 사실을 유명 의학 학술지 랜싯에 발표하여 클로로포름의 마취효과를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2) 악용사례

영국의 개빈 홀과 조안나 홀은 각기 다른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6년차 부부였다. 둘은 서서히 결혼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부인이 온라인을 통해 만난 변호사와 불륜의 관계를 가지면서 개빈과 이혼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던 중 개빈이 큰딸에게 항울약을 먹여 졸음이 오게 만든 후 클로로포름을 적신 천을 얼굴에 덮어 사망케 하였다. 

개빈은 전날 클로로포름으로 살해한 고양이 두마리를 사망한 큰 딸 옆에 두고, 자기 어머니, 부인과 부인의 애인에게 메세지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쳐 2006년에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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